'어떻게 하면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을까요?' 라는 물음을 던지기 전에, '좋은 사용자 경험이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용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 이라고 할 수 있을 테지요. 따라서 '좋은 감정' 이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좋은 UX'의 정의가 달라질 것입니다. HCI에서는 Efficiency, Affordance, Free from Errors, learnability 와 같은 키워드들이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시스템이 배우기 쉽고 효과적이기만 해서는 부족한 시기가 온 것이죠

"굿바이 프로이트(스티븐 존슨 )"에 나오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에게는 412가지의 감정이 있다고 합니다. (사전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들을 추출하고 묶어서 뽑아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같은 연구를 국어사전으로 했다면 더 많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네요. ) 몇 개가 되었던 이렇게 다양한 감정들 중에 언제, 어떤 감정을, 어떻게 제공하도록 해야 하는 것 일 까요.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상황에 따라, 목적에 따라 천차 만별일 테니까요. 그래도 한가지만 예를 들겠습니다.

지난여름 가족들과 수영장에 놀러 갔습니다. 제게도 DSLR 카메라가 있습니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저는 수영장에도 카메라를 가지고 가서 물장구 치며 노는 아들녀석의 사진을 찍고 있었죠. 물이 튈 까봐 걱정하면서요. 밝은 조리개, 최신 흔들림 방지기능, 높은 해상도… 기능과 성능은 부족함이 없는 카메라지만 여기에 좋은 UX는 없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죠. 그것이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카메라를 치워두고 휴대폰을 꺼냈습니다. 당시의 제 휴대폰은 방수 기능이 있는 카메라 폰 이였는데 이것을 들고 물속에 아들과 같이 들어가서 물장구를 치면서 함께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전의 카메라에 비해 기능은 형편 없지만, 해상도도 낮지만, 광학 줌도 없지만 여기에는 저와 아들의 인터랙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사용자 경험도 있었습니다. 번호이동으로 구입한 만 원짜리 폰 때문에 백배의 가격이 넘는 카메라가 주지 못한 좋은 UX를 제공 받을 수 있었던 것이죠.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과 사람간의 인터랙션입니다. 이를 도와주는 시스템은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휴대폰은 왜 휴대폰 일까요? 휴대폰으로 달랑 하루 2통의 전화를 하는 동안, 3시간 동안 MP3를 듣고 수십장씩 사진을 촬영하고, 1시간 동안 DMB를 보고 30분간 게임을 합니다. 그런데 왜 통화기능이 있는 MP3P나 DMB, PMP, 게임기 등이 아니고 휴대폰은 여전히 전화기입니까. 전화가 가장 중요한 기능이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가장 중요한 기능인 이유는 바로 전화통화가 사람과 사람간의 인터랙션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용자 경험을 위한 첫 번 째 힌트는 바로 '사람' 이 아닐까 합니다.

Posted by 진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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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itsol.com 칫솔 2007.12.03 2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긴 이용자 경험을 살리지 못하고 기술만 앞서는 건 의미가 없는 일이징..
    그나저나 두 번째 힌트가 궁금한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