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브레인스토밍을 위한 두 가지
존 마에다는 “디자인 분야에서는 제약조건이 많을수록 결과가 더 좋아진다.” 라고 했습니다. 이어령은 "수 백장에 쓸 수 있는 내용을 원고지로 몇 장의 분량으로 줄이는 제약은 고통스럽지만 그런 것이 글을 쓰는 재미이며, 넓은 마루 두고 좁은 평형대에 올라가 체조를 해야 상상할 수 없는 기량이 나온다"고도 했고요. 브랜다 로럴은 "열려진 가능성의 수를 줄임으로써 상상력이 증대되며, 결국 그것이 맘놓고 상상이라는 점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망의 구실을 한다"고 했습니다.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제약이 많을 수록 영혼을 옭아매는 족쇄로부터 더 많이 해방된다"고 했으며, 시인 T.S 앨리엇은 "엄격한 틀 안에서 작품을 쓸 때 상상력이 최고로 발휘되며 아이디어도 넘치며 자유가 지나치면 작품은 응집력을 잃는다"고 했죠. 브레인스토밍도 많은 자유를 두고 광의의 주제로 여러번 실시하는 것 보다는, 적절한 제약을 두면서 구체적인 주제로 각각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두번째로 필요한 것은 즐거움 입니다. 얼마 전 무릎팍 도사에서 안철수 교수가 나와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효율적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나는 비효율적인 사람입니다. 14년간의 의사생활이 거의 쓸모없어졌으니까요. 프로그램 개발하던 것도 경영할 때는 쓸모가 없어지고. 효율적인 인생이 성공이라면 저 같은 사람의 인생은 실패입니다. 하지만, 인생은 효율성이 전부가 아니더군요. 자기에게 정말 맞는 분야를 찾기 위해 쓰는 시간은 값진 시간인 것 같아요.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게 가장 중요해요. 내가 어떤 사람인가,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고 어떤 일을 하면 재미있는지 그런 것을 알 수 있는 기회를요.
점심먹고 나른한 시간 아이디어 회의를 위해 포스트잇이 여기저기 붙어 있는 아이디어룸에 5~6명의 사람이 커피를 들고 하나둘씩 모여 잡담을 시작합니다. ‘자 오늘은 ㅇㅇ을 주제로 자유롭게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합시다.’라고 회의 진행자가 운을 떼고 참석자들은 하품을 합니다. 한두 마디 간헐적으로 아이디어가 나오는 상황에서 맥을 끊지 않으려고 진행자는 애써 말을 이어 갑니다. 이런 재미없는 분위기에서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습니다. 차라리 유행하는 동영상 클립이라도 함께 보고 웃고 시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브레인스토밍과 그렇지 못한 분위기에서 나오는 아이디어의 차이는 질적, 양적으로 많은 차이가 납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 발상법이 있지만, 그 전제는 즐거움 입니다. 육체적인 일이라면야 눈으로 쉬고 있는 것이 금방 보이지만 머리를 쓰는 협력은 멍하니 있다고 해도 겉으로 봐서는 잘 티가 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기가 제공되지 않으면 에너지 효율을 위해 별 생각 안하고 싶어 집니다. 생각을 많이 하면 확실히 지치거든요. 다른 회의는 용건만 간단히 시간을 아껴 짧게 효율적으로 하더라도, 브레인스토밍 시간이라면 Ice braking 하는 시간을 시간낭비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참가자들이 즐거운 마음을 가져야 이런저런 방법들도 비로소 의미가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