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애플은 App store를 통해 얼마나 많은 수익을 얻고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직접적인 수익은 “거의 없다.”입니다. 30억 회 이상의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라는 규모 때문에 막연히 많은 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상상하기 쉽지만, 실상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애플은 앱스토에서 얼마나 이윤을 창출하는지 정확하게 발표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개된 자료들을 통해 추측한 내용이 있을 뿐인데, 작년 4월에 10억 회 다운로드를 초과 후 약 한 달 뒤 쓰인 기사에서는 최대 4천5백만 달러의 매출을 얻었다고 추정합니다. 2009년 2분기 당시 매출이 80억 달러였음을 돌이켜보면 앱스토어가 전체 매출에 이바지한 정도는 분기매출의 0.5%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올해 초 분석된 내용은 약간 더 호의적입니다. 2009년 12월 한 달간 7천5백만불을 얻었다고 합니다. 2009년 4분기 매출이 156억이었음을 고려하면, 전체 매출에 차지하는 비율은 역시 1.5%밖에 되지 않습니다. 물론 절대적으로 보면 결코 작은 돈은 아니지만, 사실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거의 남는 것이 없습니다.


앞서 언급된 내용에서 이익을 추정한 방법은, 1불짜리 어플리케이션이 100개 다운로드 되었다고 하면, 총 100불의 매출이 발생하고 그중 개발자가 가져가는 70%를 제외한 나머지 30불을 애플의 수익으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2006년 10월호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에 실린 "iPod vs. Cell Phone: A Mobile Music Revolution?" 케이스를 보면. 0.99불짜리 MP3의 경우, 음원제공자에게 로열티로 돌아가는 비용이 $0.67, 신용카드 수수료 등 기타 variable costs가 $0.29이고 애플이 남기는 이윤은 불과 $0.03이라고 합니다. ($0.99의 곡을 신용카드로 구매하면 $0.15가 카드 수수료로 빠져나갑니다. )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iTunes에서는 “barley broke even”. 대신 iPod 판매에서는 약 25%의 비교적 높은 이윤을 남기고 있는데 결국, 애플은 아이튠에서 음악을 팔아서 돈을 벌고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잘 아는 애플이 App store를 오픈하면서 개발자에 주는 비용을 CP에게 로열티로 주던 비율과 같은 70%로 정한 것은, 30%를 먹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애초에 iTunes로 돈을 벌 생각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iPad 발표 후인 최근의 뉴스를 보면, Apple은 e-Book 역시 출판사와 판매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합니다.

[Digital Music Economy by Service Model – A la Carte Download]


지금은 모두가 아무런 의심 없이 iTunes와 같은 서비스와 연동된 디바이스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도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RIM 블랙베리 앱월드, 노키아 OVI 스토어, MS 윈도 마켓플레이스, 그리고 삼성 어플리케이션 센터.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는데 과연 이것만이 유일한 답일까요. 저 역시 사용자경험을 연구하는 사람이라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애플 앱 스토어의 매력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앱스토어가 답인가? 라고 물으신다면 주저 없이 Yes라고 말하겠습니다. 하지만, Only 앱스토어 만이 답인가? 라는 질문에는…. 글쎄요. 세상에는 아이폰을 들고도 팩토리 디폴트 그대로 사용하는 사람들 역시 존재합니다. 앱 스토어의 15만 개 애플리케이션? 그런 거 관심도 없고 필요도 없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러쿵저러쿵해도 결국 제조사인 Apple은 단말기를 팔아서 돈을 벌고 있으며, iTunes 스토어는 이를 도와 차별화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만약 iTunes 과 같은 투자가 없어도 iPod, iPhone처럼 이윤 높고 잘 팔리는 단말기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iTunes가 아직 세상에 없던 그 시절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과연 iTunes만이 유일한 답이었을까요. 애플이 이미 진을 구축해 놓은 전쟁터에 뒤늦게 들어가서 불리한 정면 싸움을 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요. 물론 저는 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머지않아 App store라는 판이 뒤집히는 시점이 올 때 사라지는 시장에 함께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그 시장을 뒤엎어 버리는 Disruptive Innovation을 주도하는 것이 바로 우리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을 뿐입니다.

 

 

P/S 얼마전 사내 인트라넷 블로그에 썼던 글인데, 여차저차 해서 회사공식 블로그(Turn on Tomorrow)를 통해 외부에도 포스팅 되었습니다. 회사 공식블로그에는 개인적인 대응을 하는것은 적절치 않기도 하고 다른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어서 uxlog로 포스팅을 옮김니다.

Posted by 진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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