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업무보고를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년 초에 과제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현재는 선행 리서치와 1차 Ideation을 진행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물론 아직 가시화 할만한 Concept이 정해진 상태는 아니고요. 보고를 받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궁금하실 만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두 달간 한 결과가 구체적으로 뭔데?" "과제 끝나면 구체적으로 뭐가 나오는데?" 하지만 만족 시켜 드릴만한 대답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요구사항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고, 그 요구사항을 완성하는 과제라면 결과물이 명확합니다. 단말기 UI의 Information Architecture를 설계한다 던지, Wireframe에 GUI Design을 입히는 과제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이 경우에는 과제 종료 후 나올 결과물의 형태도 명확하고 현재 몇 %의 진행률을 보였는지도 언제든지 보고 드릴 수 있습니다. 마치 정상이 눈앞에 보이는 산을 오르는 것처럼요.
하지만 제가 진행하는 대부분의 과제는 산을 오르는 과제가 아니라 새로운 섬을 찾는 과제 입니다. 컨테이너 벨트 위를 지나가면서 생산라인의 끝에 다다를수록 점점 완성품의 모양이 갖추어지는 형태의 프로세스를 따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관리자 입장 에서는 결국 '출발할때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라고 느끼실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분명히 우리는 앞으로 나아갔고, 보이지 않는 목적지와는 분명히 더 가까워 졌습니다. 그걸 이해해 주실 날이 언젠가는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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